<업> 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한 할아버지

애니메이션 업

 

슬픈 이야기의 시작

비행기를 조종하는 용감한 ‘찰스 먼츠’를 동경하는 칼은 길을 가던 중 어떤 소리에 이끌려 다 쓰러져가는 폐가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역시 ‘찰스 먼츠’를 동경하는 엘리를 만납니다.

시간이 지나 칼은 엘리와 결혼하고, 둘의 기지였던 폐가를 사들이고 고쳐 살았습니다. 둘은 아이를 원했지만, 아이를 가질 수 없었고, 실의에 빠져있던 엘리에게 칼은 어릴 적 꿈꾸었던 모험을 하러 가자고 합니다. 기운을 차린 엘리는 칼과 함께 모험을 위해 조금씩 돈을 모으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둘 다 나이가 들었을 때 엘리가 아팠고 그렇게 칼은 그녀와 함께 하기로 한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엘리를 떠나보내게 된 뒤 혼자가 되었습니다.

칼은 혼자가 되어서도 여전히 엘리를 그리워하며 그녀의 흔적이 남아있는 모든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꼬마 러셀이 찾아옵니다. 야생 탐험 대원인 러셀은 노인을 도와주고 받는 배지가 필요했고, 그 때문에 칼을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러셀이 귀찮았던 칼은 그에게 도요새를 산 채로 잡아달라고 부탁합니다. 러셀이 도요새를 잡으러 떠난 뒤 집 근처 공사장으로 들어오던 트랙터가 실수로 엘리와 함께 만든 우편함을 부수게 되고 칼은 공사장 인부와 실랑이를 벌이다 그만 인부에게 상처를 입혀 법원에 다녀오게 됩니다. 법원으로부터 양로원에 입원할 것을 명령받았지만 엘리와의 추억이 담긴 집을 떠날 수 없었던 칼은 집에 아주 많은 풍선을 달아 집을 하늘로 띄우고, 이루지 못했던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납니다.

하늘 위의 집에서 고요함을 즐기고 있던 때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렸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러셀이 집에 매달려있었습니다.

집에 러셀을 태우고 계속해서 비행하던 중 커다란 태풍을 만나 위험에 처했지만, 그 덕분에 꿈에 그리던 폭포를 찾게 됩니다.

칼은 러셀과 함께 폭포 위에 집을 내려 놓기 위해 길을 걷는 길에 커다란 새와 말하는 강아지를 만나게 되고 이들은 서로 역경을 헤쳐나갑니다.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

칼과 엘리는 어릴 적 우연히 만나 함께 친구가 되었고, 같이 시간을 보내며 자라 어른이 되어서도 서로 사랑하며 함께하다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지만, 떠난 아내와의 추억이 남겨져 있는 어느 작은 하나도 버리지 않고 간직한 채 홀로 살아가는 주인공 칼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면서도 가슴 아픈 이야기였습니다.

세상에 단둘뿐이어서 돌봐줄 가족도 없이 홀로 먼저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며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괜히 감정이입이 되는 바람에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이웃 아이 러셀의 등장으로 아내와 어린시절 꿈꾸던 모험도 하게 되고, 고난도 겪지만, 끝엔 전혀 모르고 있었던 아내가 남겨놓은 메시지를 찾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내의 메시지를 읽고 나서 집의 무게를 줄여 하늘에 띄우기 위해 칼은 그렇게나 소중히 간직해오던 아내의 흔적이 가득 남아있는 가구들을 모두 버리고 가게 됩니다.

솔직히 이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론 남겨진 물건들을 아내와 함께한 모험의 흔적으로 남겨두진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끝에 칼이 한 말을 듣고 그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정신 산만한 아이

이 애니메이션에 재미를 더해준 요소가 있다면 절대적으로 ‘러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작부터 러셀을 귀찮아하고 밀어내던 칼에게 지치지도 않고 말을 걸고, 아이답게 엉뚱하고 호기심이 많으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해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키지만 처음 본 동물들에게 쉽게 정을 주는 러셀의 모습은 사랑스러웠습니다.

물론 가끔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정신 산만한 행동으로 머리가 지끈거릴뻔했지만, 의리가 있고 용감하기까지 한 러셀은 밉지 않았습니다.

또한 러셀이 칼이 그만의 여행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만의 세상에 살던 칼에게 아끼는 존재들이 생기고, 그들과 함께하며 조금씩 변해가는 칼의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이지 즐거웠습니다.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장면에서 한결 편해 보이는 칼이 러셀과 길에 앉아 장난을 치는 모습이 참 따듯해 보여서 좋았습니다.